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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글방
세월가는줄 모르고 마음 치우기에 여념없던 중, 외할아버지께서 새로운 생신을 맞으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더이상 '바빠서 이번엔 못갈 것같아요' 라는 멘트를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아이같이 기뻐하며 네모난 시멘트집을 걸어나온 나는 아주 오랜만에 마음편히 한적한 시골마을로 여행을 떠났다. 산넘고 물건너 충청남도 당진시 대조리의 초록지붕집을 찾아가는 길에는 시야가 닿는 모든곳에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했고 푸른하늘에는 이름모를 다양한 산새들이 저마다의 규칙대로 자유로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굽이굽이 천리길 지나 도착한 그곳은 아무런 속박도 제약도 없이 만물이 어우러져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고있는 자연속에 위치한 아담한 시골집으로, 아흔이 넘으신나이에도 한결같이 농사일에 열심이신 외할아버지와 듬직한 외삼촌, ..
누군가에게 '삶의 기쁨'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그 이전에 나 스스로부터 온전히 '삶의 기쁨'을 느낄줄 알아야했다. 그리고 애시당초 '삶의 기쁨' 그 자체가 되어 살면 나누거나 곱할 필요없이 모든것은 원하는대로 자연스레 흘러갈 일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스스로를 더 가치로워지게 하기위해 눈에 보이는 물건들로 치장하고 귀에 들리는 다양한 말들을 담아오거나 떠오르는 온갖 생각과 걱정을 끌어들여 살지만 사실 어떠한것도 더하거나 뺄 필요 없이 세상의 만물은 존재하는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고 가치롭다. 나는 온전한 '삶의 기쁨' 그 자체의 상태로 살기위해 몸과 마음을 비우는 대청소부터 시작하기로하고 매 순간 스스로를 온전히 인지한 상태에서 살아가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나'를 돌보기 위해 씻고 먹고 자..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삶이 중요하듯 원인과 결과 사이의 과정 또한 중요하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났으며 인생의 과정을 겪는 중이고 매순간 삶 속에서의 다양한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를 매 순간 맞이하며 죽음으로 가고있다.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났으나 '태어났다'는건 신체적인 묘사이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며 같으면서도 달라지듯 우리는 모두 매순간 새로이 태어나고 또 죽고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나고 죽음이 다르지 않은 상태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나'이다. 오랫동안 이 진짜 '나'에 대해 상실하고 살아온 상태였기에 지금 이 순간의 '내'가 무엇을 원하고있는가에 대해 온전히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살기위해' 먹고 '자야만 해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