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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직장기 (出職場記) - 9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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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직장기 (出職場記) - 9화

자유작가 2019. 12. 26. 17:05

[부록]

 

못다한 편지

 


 


To. 사랑하는 나의 후배 H에게..

 

 

잘 지내고 있니?

 

잘 지내냐는 물음에 대답하기 어려울거란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건강히 잘 지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편지의 첫줄을 쓴다.

 

모진 비바람과 천둥속에도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너를 보고있으면

 

한없이 안쓰럽다가도 대견하기도하고 아름답기도해

 

온 세상의 부당함을 온 몸으로 받아내면서도 물들지 않는 초연함이,

 

결코 요란하지 않은 강인한 침묵의 힘이 네 안에는 분명히 있다는걸

 

아기를 토닥여 재우듯 가만가만히 이야기해주고싶었어

 

나는 비록 그곳을 돌아나왔지만,

 

너 만큼은 꼭 예쁜 꽃을 피워냈으면 하는것은 나의 욕심일까?

 

네게 조금 더 튼튼한 우산이 되어주고싶었는데

 

행여 나의 녹슨곳에서 떨어진 녹물이 널 상하게할까 두려웠어

 

모두에게 저마다의 길이 있듯 잠시 갈라선 것일뿐

 

언제고 함께할 아름다운 날들이 많을테니

 

우리 지금의 울음을 행복의 눈물로 아껴두자

  

 

From. 모자란 선배 J로부터